FIRE 01. 투자/00. 기록

초미개분투기) 뒤늦은 프롤로그, Asset Management

sage.d 2020. 10. 8. 00:32

 

초미세개미 분투기의 시발점이라고 할 수 있는 이야기를 먼저 정리가 되어야 앞으로 미세개미, 일반개미로 나아갈 첫 단추를 제대로 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자면 1n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이 부분은 과감하게 3줄 요약으로 끝내볼까 한다.

1. 20살이 됨과 동시에 본가로부터의 경제적 독립 선언. 개고생 시작

2. 주식, 사채 빼고 해볼 건 거의 다 해보고, 아등바등 초초초미세먼지지만 쌓여가는 잔고가 유일한 희망

3. 나름 사회생활을 오래 했지만 빈곤한 생활이 계속 됨에 빡이 쳐서 본격 개미가 되기로 결심


처음 나만의 자산을 형성하기 위해 가계부를 여러 방법으로 작성했었다.

스마트폰 이전에는 다이어리, 엑셀을 사용하기도 했고, 스마트폰을 접하면서 당시 유행한다 하는 가계부 앱은 모조리 사용해보았다.

하지만 여기저기 쪼개진 통장, 펀드, 대출, 카드, 현금영수증 등 모든 것을 1원도 안 빼먹고 기록한 적이 다섯 손가락 안에 꼽혔다.

 

그렇게 반쯤 포기할 때 즈음, 뱅크샐러드를 사용하게 되었고.

내가 못하는 개발을 열심히 해주셨으니 나의 빅데이터를 넘겨주는 것으로 사용료를 대신하고 열심히 쓰기로 마음먹었다.

뱅크샐러드 초기부터 쭈욱 사용하면서도 설정을 여러 번 바꾸면서 나에게 딱 맞는 정리 스타일과 통계 분석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는 구성을 만들어갔다. 그리고 그렇게 자리 잡은 설정으로 사용한 지 2년이 좀 넘은 것 같다. 이전에는 1년에 1번씩은 설정을 손바닥 뒤집듯 엎어버리기 일쑤였다.


현재 초미세개미로서, 뱅크샐러드의 기능을 뽕 뽑으며 사용하는 초기 유저로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은 마음을 담아 끄적여보기로 했다. 물론 나도 한 번 정리해 볼 기회가 필요했으므로.

 

예전에는 수입/지출의 분류가 꽤나 세부적이었다. 대분류/소분류를 나누는 것은 기본이고, 대분류도 기본 6~7가지로 잘게 쪼개서 소비내역을 세부적으로 기록했다. 이는 나의 소비가 정확히 어떤 스타일인지 알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기록하는 동안 매우 귀찮고 시간이 흐를수록 '나 몰라라' 뒷전으로 미루기 쉬워진다는 단점이 있었다. 특히 나처럼 귀차니즘이 강한 사람에겐 쥐약이었다.

 

그렇게 점점 분류체계를 정리해나갔고, 현재는 수입 6개, 지출 7개의 대분류로 구성하고 있다.

이 중에는 현재는 전혀 사용하지 않는 항목도 있지만, 5년 내에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굳이 없애지 않고 보관 중이다.

 

 

1) 수입 기록

현재 수입은 급여, 배당, 금융수입을 중심으로 항목 관리를 하고 있다.

매번 짤짤이 달러로 입금되는 배당금만 원화로 계산하여 수기 기입을 하고 있고, 기타 내역들은 자동 업데이트를 통해 관리되고 있다.

세부 금액은 프라이버시. 물론 총액도 먼지다.

 

 

2) 지출 기록

지출은 크게 7개, 세부적으로 49개로 나눠서 관리하고 있다. 대분류는 통합하는 대신, 소분류는 부족하지 않도록 운영하여 소비 흐름을 놓치는 경우는 없도록 방지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그래서 평소에는 대분류 통계로만 지출액을 관리하고, 분기별 혹은 내킬 때마다 한 번씩 소분류까지 통계 수치를 확인해본다.

 

수입과 비례하지 않는 씀씀이

 

 

3) 자산기록

뱅크샐러드가 작년 어느 때부터 데이터를 추출하는데 수월해졌다. 데이터 추출은 입력 내역에 한하여 제공받을 수 있지만, 그게 어디인가. 초창기에는 뱅크샐러드 연동 데이터를 일일이 엑셀에 수기로 기입했던 청동기 시절도 있었는데.

대신 총자산 변동, 투자내역 변동 등 월별 리포트에서 볼 수 있는 데이터는 추출되지 않아서 불편하다. 이 부분은 늘 엑셀에 수기로 기록을 해둔다. 최소한 나의 총자산이 늘어나고 있는지, 줄어들고 있는지 파악을 해 두어야 미래의 나를 다스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해외 주식 거래 내역의 경우, 증권사를 연동시켜도 전혀 반영이 되지 않고 있다. NH나무증권은 총자산 목록에 뜬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내 거래 증권사가 아니므로 패스.

 

그래서 내 경우에는

주식 매수는 지출로 처리하고, 총자산 목록에서 매수 종목 데이터 추가로 투자금으로 포함되도록 종목별/계좌별로 나눠서 기입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평단가 올리기 싫어서 여기저기 매매해둔 종목은 내가 했던 멍청한 짓을 그대로 기입해서 스스로에게 벌을 주고 있다.

정말 너무 귀찮은데 이렇게 일일이 기록해둔 내용을 바탕으로 월별 리포트에서 볼 수 있는 순자산, 당월 투자금액을 보면 너무 뿌듯하다. 리포트를 엑셀로 정리하면서 '나의 먼지 같은 시드가 잘 불어나고 있구나', '언젠가는 먼지 똥이 될 수 있겠구나' 하는 희망을 품어볼 수도 있다.

나스닥이 그랬어, 우상향이 좋은 거라고

 


뱅크샐러드와 엑셀을 활용하여 이 모든 과정을 매달 엑셀로 재차 정리하며 숫자를 눈에 익히는 과정이 벌써 3년 10개월째 접어들고 있다.

다행히 3년 10개월 전 티도 나지 않았던 자산은 나름 불어 가고 있고, 최근 주식을 시작하면서 그 흐름을 더욱 타고 있다. '돈이 돈을 벌어다 준다'라는 말을 이제야 조금씩 느끼고 있다. 3년 전, 5년 전, 10년 전 미리 알았더라면 좋았겠지만 1년 뒤에 깨닫는 것보다 나으니까.

 

이제 본격 돈으로 돈을 벌기 위한 초미세개미의 분투기의 서막이 시작될 것이다.

정말 말 그대로 이 분투기가 모여 미세개미, 일반개미로 성장할 수 있길 바라본다.